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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태양처럼 빛나며

토마스 머튼은 자서전, 「칠층산」으로 일찍이 명성을 얻었다.
그러나 어떤 의미에서 그 명성은 그에게 부담이 되었다.
대중의 마음 속에 그는 영원히 고깔 수도복으로 머리를 깊숙이 가리고
엄격한 수도공동체로 들어가며 행복하게 확신하는 젊은 수도승으로 자리 잡았다.
그는 세상을 떠나 돌아오지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그림은 머튼의 수도여정에서 오직 시작일 뿐이라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인식시키기가 무척 어려웠다.
후에 머튼은 너무 화가 나서 이렇게 쓴 적이 있다. “칠층산은 내가 전혀 들어본 적이 없는 한 남자의 작품이다.”

이 책에 대해 특히 그가 후회하고 있는 측면은 “세상”과 그곳의 운이 없는 시민들에 대한 맹신적 경멸의 태도가
표현되고 있었다는 점이다. 책에서 그는 수도원이 저주받을 세상에서 분리되어 있는 천국이라고 여겼다.
시간이 흐른 후에 그는 “수도원이 ‘세상으로부터의 도피처’가 아님을 깨달았다.
오히려 수도원에 살면서 나는 세상의 모든 고통과 투쟁에 나의 참다운 역할을 한다”고 썼다.
이러한 깨달음으로 그의 저서들은 연민이 풍부해지고 범교파적인 작품이 되어 갔다.

출간된 일기들 중의 한 부분에서 그는 수도생활에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던 신비스러운 깨우침의 순간을 묘사한다.
깨우침은 수도원에서 가까운 루이스빌에 심부름을 하러 갔을 때 일어났다.

“쇼핑구역의 중심인 4번가와 월낫가의 모퉁이에서
나는 갑자기 내가 이 모든 사람들을 사랑하고 있으며,
그들은 나에게 속하고
나는 그들에게 속하며,
우리는 전혀 낯선 사람들이지만
결코 서로 이방인이 될 수 없다는 깨달음에 압도되었다.
마치도 특별한 세계, 이탈과 소위 거룩함의 특별한 세계 속에 겉치레로 고립되어 있다는 꿈,
격리되어 있다는 꿈으로부터 잠이 깨어 일어나는 느낌이었다.”

머튼은 인류와 연대감을 발견하였다.
단지 죄를 공유할 뿐만 아니라 은총도 함께 나누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이것을 참다운 행복에의 깨우침이라고 표현했다.
“사람들에게 그들 모두가 태양처럼 빛나며 돌아다니고 있다고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라고 그는 썼다. “아무도 이방인은 없었다... 천국의 문은 모든 곳에 있다.”

머튼은 이 통찰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고, 편협한 종교적 관점의 한계를 벗어나게 되었다.
루이스빌에서 일어났던 이 체험은 매일의 실제가 “변모되어” 영원히 그의 비전에 중대한 영향을 끼친 순간이었다.
그는 이 변모된 실제를 “순수진리점”이라고 하면서 그것이 우리존재의 중심에 놓여있으며
“전적으로 하느님께 속한” 부분이라고 한다. 전통적인 단어로 표현하자면,
이 순수진리점은 지복의 비전인데 머튼은 하느님의 영광이 우리 존재 안에 새겨진 지점이라고 묘사하였다.
“그것은 순수다이아몬드와 같다. 또한 볼 수 없는 천국의 빛으로 타오르고 있다.
그것은 모든 사람 안에 있어서 만일 우리가 그것을 볼 수 있다면,
수천만 개의 빛이 마치 정면의 태양이 보내는 광채처럼 함께 다가와
모든 어두움과 삶의 잔인함을 완전히 소멸시키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변모

이러한 머튼의 체험은 수많은 성인들과 신비가들의 삶에서도 똑같이 발견되고 있다.
노르위치의 쥴리안은 세계를 하느님의 손안에 있는 소중한 개암나무열매라는 비전을 받았으며,
12세기 독일의 신비가인 빙겐의 힐데가르트 성인도 다음과 같이 비전의 체험을 표현한다.
“강렬한 빛이 열려진 천국의 창공에서 번쩍였다.
그 빛은 나의 머리를 관통하였고
나의 마음과 온 가슴을 덥혔는데,
태우지 않고 따스한 불길로 그렇게 하였다,
마치도 태양이 그 빛이 닿는 곳마다 모든 것을 따스하게 데우듯이.”
이런 체험들을 통하여 신비가들은 공통적으로 성서의 의미에 대한 깨달음,
우주의 운명, 혹은 단순히 일상의 빛나는 마음에 대한 깨우침을 말한다.
그들이 나누는 것은 실제의 바깥 장막이 잠시동안이라도 옆으로 걷어져서
그 안에 참으로 있는 것이 드러나도록 해주는 섬광 같은 통찰이다.

이 체험들은 성서에 나오는 그리스도의 거룩한 변모를 떠올리게 해준다.
그 때 예수님은 세 제자들­베드로, 야고보, 요한­을 데리고 산으로 올라갔는데,
그곳에서 갑자기 “모습이 그들 앞에서 변하여 얼굴은 해와 같이 빛나고, 옷은 빛과 같이 눈부셨다”(마태오 17,2).
성서에서 가장 특별한 이야기들 중 하나이며, 제자들이 비유로서가 아니라 상황 그 자체를 직접 흘낏 볼 수 있었던 경우였다.
미래의 영광 속에 계시는 그리스도? 실제의 더 깊은 핵심에 대한 영감? 베드로는 두려움과 충격 속에서 겨우 말한다.
“주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나 갑자기 그 순간은 사라지고,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되었다.
제자들은 산을 내려오며 본 것에 대하여, 그 의미에 대하여 서로 중얼거렸을 뿐이다.

일상생활에서 그러한 현현은 자주 일어나지 않거나, 거의 없다.
그리고 대부분의 우리들은 태양을 똑바로 바로 볼 수 없는 것만큼이나
어떤 노골적인 진리를 바라볼 수 있는 자세가 갖추어져 있지 않으므로 오히려 그런 경험이 없는 것이 더 최상이다.
죠르쥬 베르나노스가 쓴 것처럼, “만일 하느님께서 우리가 선과 악 모두에 있어 서로 얼마나 연결되어 있는가를
분명하게 알려주셨다면, 어떻게 살아 남을 수 있었을까 의심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살아가면서 모든 것이 너무나 분명하고 생생하게 살아있는 어떤 순간들을 경험하며 기억한다.
어떤 결정적인 만남이나, 문제의 핵심을 찌르는 깊은 대화가 그런 경우이다.
갑자기 모든 일상의 베일이 걷어지고 거룩한 땅에 서 있는 우리자신을 느낀다.

이런 경험들이 일어나면 우리는 어떻게 했는가?
대부분의 경우는 그것들을 지워버리거나 내쳐버린다.
우리가 소위 현실이라고 부르는 일상의 계획과 일들을 그것이 방해하지 않도록 한다.
그러나 성인들에게 그러한 경험은 실제의 진정한 시금석이었으며, 삶의 여정을 제대로 방향 잡게 해주는 별자리였다.

이 결정적인 순간은 아주 단순한 것일 수 있다.
부활의 로렌조 수사는 불란서군대에 오랫동안 복무하고 있을 때 그런 순간을 경험했다.
백년전쟁의 노련한 군인으로 그는 무엇이 공포인지 알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추운 겨울날, 그는 잎이 하나도 없는 마른 나무를 바라보게 되었다.
그는 나무의 앙상한 가지들이 봄이 되면 다시 잎으로 덮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갑자기
“하느님의 섭리와 권능에 대한 깊은 영감”을 얻었다.
후에 그는 이 통찰에 의해 파리의 가르멜 수도원으로 곧장 갔고 그곳에서 일생 “하느님의 현존”을 실천하며 살았다.
또한 깨우침의 순간은 도덕적인 도전이나,
인간 고통과의 특별한 만남을 통해,
혹은 다른 성인과의 만남을 통해 일어날 수 있다.
4세기의 주교였던 뚜르의 성마르띠노는 한 가난한 걸인과의 만남에서,
에디뜨 슈타인 성인은 아빌라의 대데레사 성인의 자서전을 읽고 그런 순간을 경험하였다.

그러한 발견의 순간들은 아주 짧은 시간에 불과하지만, 그 영향은 오래 지속된다.
그 순간에 대한 기억은 희미해도 짧은 순간 진리를 만나게 된다해도,
우리가 더 깊고 넓은 세계 속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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