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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가난한 사람

역사에서 앗씨시의 프란치스꼬는 특별한 지위를 누리고 있다.
그의 삶은 그리스도를 가장 많이 닮았다고 여겨질 뿐만 아니라,
교회의 테두리를 넘어 보편적으로 추앙을 받는 몇 안 되는 성인들 가운데 한 사람이다.
여기에 한가지 특징을 더 첨가한다면, 그는 분명히 즐거움을 그의 성인됨의 특징으로 표현하고 있다.
구미오의 사나운 늑대를 길들인 것, 참새들에게 설교하고, “형님인 태양과 누이 달” 같은 찬가를 노래한 것,
그밖에 프란치스꼬의 많은 저술과 이야기들은 한결같이 그의 행복한 모습, 하느님의 선하심에 대한 찬양,
창조세계의 아름다움에 대한 기쁨을 보여준다.
그러나 하느님을 섬기며 기뻐하는 그의 모습은 집착으로부터 계속 벗어나면서 가능했다는 점 또한 분명하다.
프란치스꼬는 무엇보다도 집착을 놓아버리는 예술의 달인이었다.

프란치스꼬는 늘 까다로운 사람이었다.
그는 아름다움에 민감했고, 추함에 대해서는 혐오를 느꼈다.
그러나 어느 날 길에서 그는 나병환자와 마주쳤다.
그 불쌍한 사람의 얼굴은 무섭게 일그러져 있었고, 냄새를 풍겼다.
프란치스꼬는 말에서 내려와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동전 몇 닢을 그에게 주었다.
그리고는 어떤 충동으로 무릎을 꿇고 나서 나환자의 참혹한 손에 입을 맞추었다.
그것은 전환점이었다.
그 만남으로부터 프란치스꼬의 삶은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형성되기 시작했다.
가족과 사회의 가치관과 반대의 방향이었다.
나환자에게 입맞춤으로써 프라치스꼬는 죽음과 질병에 대한 두려움을 떨쳤을 뿐만 아니라
지위, 안전, 세상적인 성공에 기반을 둔 그의 모든 정체성을 놓아 버렸다.

프란치스꼬와 그의 동반자들은 바깥이나 아주 초라한 움막 같은 곳에서 살았다.
그들은 일용할 양식을 얻기 위하여 들에서 농부들과 함께 일했다.
일이 없을 때, 그들은 구걸하거나 굶었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은 병자들을 돌보고, 슬퍼하는 이들을 위로했으며,
귀를 기울이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가르쳤다.
프란치스꼬의 매력은 무엇이었는가?
추종자 마쎄오형제도 익살스럽게 이런 질문을 했다,
“왜 당신입니까? 왜 사람들과 세상 모두가 당신을 따르고 있는 겁니까?
모든 사람들이 왜 당신을 보고 싶어하고, 듣고자 하며, 당신에게 복종하는 겁니까?
당신은 잘 생기지도 않았고, 많이 배운 것도 아니고, 지혜도 출중하지 않고, 귀족도 아닌데,
세상이 왜 다 당신을 쫓아다니는 겁니까?”

프란치스꼬는 특유의 겸손함으로 하느님의 영광은 자기 같이
“보잘것없는 종”의 약함에서 더 밝게 빛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대답은 그의 확실한 신뢰성을 표현해 주는 말이었다.
그를 만나는 사람들은 누구나  그리스도의 가르침이 이론으로 훌륭하나
실천은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더 이상 가질 수 없었던 것이다.
세속적인 교황 인노센트 3세조차 프란치스꼬가 말하는 새로운 수도회를 인준할 수밖에 없다고 느꼈다.
교황의 한 측근 추기경은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이 사람은 우리가 복음에 따라 살기를 원할 따름이다.
이제 그런 삶이 인간의 능력 밖이라고 말하면, 우리가 복음서를 따르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선포하는 셈이 된다.
그러면 복음서의 저자인 그리스도를 모독하는 잘못을 저지르는 것이 된다.”

이런 성실함과 신뢰성말고 또 다른 측면이 있다.
프란치스꼬의 모습은 도덕성을 표현할 뿐만 아니라, 깊은 매력이 흘러 넘친다.
그는 자유와 기쁨의 영이 충만했다.
사람들은 그 옆에 가까이 있고 싶어했고, 즐거움의 비밀을 알고 싶어했다.
프란치스꼬의 첫 번째 전기작가인 셀라노의 토마스는 이렇게 묘사했다,
“그 삶의 순결함, 마음의 깨끗함, 하느님에 대한 사랑, 형제적 애덕, 철저한 순명, 평온한 승복,
천사 같은 표정은 얼마나 아름답고 빛났으며 영광스러웠든가!”

프란치스꼬와 가난의 만남은 확실히 극단적이었다.
그가 실천한 가난은 잘 정돈된 수도원의 가난도 아니고, 방랑자의 낭만적인 가난도 아니었다.
그의 가난은 참으로 가난한 이의 불확실하고 부서지기 쉬운 모습이었다.
그는 소유가 하느님과 이웃사랑에 매우 위험하고 큰 장애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현세 재화에 대한 갈망이 없다고 했다.

프란치스꼬는 세상의 관점과 가치관을 전도시켰다.
다른 사람들이 안전을 발견하는 곳에서 그는 오직 구속만을 보았을 뿐이다.
다른 이들에겐 성공으로 여겨지는 것이 그에게는 하느님과 이웃사랑에 대한 장애물이요,
다툼만 일으키는 길이었다.
뿐만 아니라, 프란치스꼬는 재물이나 소유만 놓은 것이 아니었다.
그는 사회 속에서 명성과 지위, 자신의 변덕스러움, 분노, 자만심, 그리고 야심들­
한마디로 그의 사랑하는 능력을 가로막는 모든 것들­을 다 포기했다.
그러나 이렇게 놓아 버리는 끝은 무(無)가 아니었다.
오히려 모든 잡동사니로 가득 찼던 그의 마음은 이제 세상이 줄 수 없는 매우 큰 기쁨으로 가득 찼다.
그는 너무나 감사해서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창조주께 그는 이렇게 쓴다,
“당신은 사랑이시고 자비이십니다. 당신은 지혜이십니다.
당신은 겸손이시고, 인내입니다. 당신은 아름다움이고, 온유함입니다.
당신은 안전이시고, 내적인 평화입니다.
당신은 기쁨이고, 우리의 희망이요 기쁨이십니다...
위대하시고 훌륭하신 주님, 전능하신 하느님, 자비로운 구세주시여.”

프란치스꼬의 모범을 따라 우리는 위대한 일들을 하고 영웅적 행동을 수행하며
삶의 모든 갈등들을 나환자에게 한 번 키스하고 해결해 보는 꿈을 꾼다.
그러나 도로시 데이가 쓴 것처럼, “때때로 그저 단 한 걸음만으로 될 것 같이 보인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가며 더 많이 보게 되면서 나는 삶이 수많은 걸음들로 이루어지며
그것도 거대한 한 걸음이 아니라, 매우 작은 사건들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나는 한 번이 아니라, 두 번씩이나 나환자에게 의식적으로 키스했다.
그러나 그것으로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었다고 말할 수 없다.”

프란치스꼬의 철저한 이탈은 아마도 극소수의 사람들과 관련된 이야기 일 것이다.
그러나 이탈이 작은 걸음들에 의해서든, 큰 걸음에 의해서든 간에 놓아 버린다는 것은
단순히 빈손이 더 낫다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가장 핵심은 손이 닿을 수 있는 모든 것에 매달리게 될 때,
우리가 지불해야 할 값이 엄청나게 크다는 사실이다. 이탈하는 법을 깨우칠 때까지
세상은 우리에게 헤아릴 수 없는 올가미와 장애물을 던져 우리의 행복을 방해할 것이다.
도전은 있는 모습대로의 세상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불투명하게 만드는 우리 안의 움켜쥐는 성향을 놓아버리는 것이다.
그것이 이루어질 때 토마스 아 캠피스가 「준주성범」에서 말했듯이,
“모든 창조된 것은 우리에게 생명의 거울이요, 거룩한 가르침의 책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하느님의 선하심을 반영하지 않는 것은
그것이 아무리 보잘 것 없고 추하다 해도, 이 세상에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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