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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최양업신부의 열세 번째 편지 (2)

이제 슬픈 소식은 이쯤에서 끝내고 좀더 기분 좋은 소재로 넘어가겠습니다.

어떤 젊은이가 읍내에서 걸어서 여러 날 걸리는 간월이라는 마을에, 일반 종교와는 색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들이 있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그는 그것을 알아볼 마음이 생겨서 직접 그 마을의 회장을 찾아가 그 좋은 교리를 가르쳐주기를 청했습니다.

그러나 교우촌 회장은 그 청년의 진심을 모르기 때문에 진리를 가르쳐주기를 원치 않아서 자기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핑계하고 그 청년을 그대로 돌려보냈습니다. 젊은이는 얼마 후에 다시 그 공소 회장을 찾아가 자기 마음의 진실함을 증명하려고 온갖 노력을 다 기울였으나 이번에도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젊은이는 다시 한 번 거절당하고 갔다가 세 번째 또 왔습니다.

마침내 공소 회장은 젊은이의 성화에 못 이기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그 사람의 진실성에 대한 확신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에게 천주교의 기본 교리를 설명해주고 기본 교리서와 기도서와 교리문답책을 주기까지 했습니다.

마침내 이 청년은 그가 바라던 진리를 알게 되었고 필요한 책들을 직접 자기 손으로 베껴 썼습니다. 이 대단히 귀중한 보물을 얻은 그는 고향으로 돌아가서 온 가족과 가까운 친구들과 친척들에게 자기가 방금 받은 진리를 전하여 그 은혜에 참여시켰습니다.

그리고 즉시 그와 그가 입교시킨 사람들이 모두 함께 여러 가지 많은 장애 때문에 천주교의 본분을 마음놓고 자유롭게 지킬 수 없는 고향 읍내를 떠나 간월 가까이로 이사 왔습니다.

제가 지난번에 성사를 집전하려고 그곳에 갔을때 이 청년은 자기 자신과 함께 세례받을 준비가 아주 잘 된 어른들을 5명이나 공소집으로 데리고 왔습니다. 그리고 또 그 다음해에는 그의 집안 식구들 모두에게 세례 받을 준비를 시키고 또 그의 마을에 공소집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다섯 가족이 사는 또 다른 마을 하나도 마을 사람 전체가 이와 같은 모양으로 천주교의소문을 듣고서 개종하여 복음을 받아들였습니다.

이제 특히 한 가족의 입교 이야기를 신부님께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가정은 몇 대째 내려오며 마귀에게서 괴롭힘을 당해왔습니다. 이 집안 식구는 남자거나 여자거나 어린이거나 갓난아기거나 할 것 없이 모두 귀신에게 괴롭힘을 당해왔습니다. 귀신이 그들의 아버지나 할아버지의 모습으로 나타나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자주 그들의 어깨나 등을 무지무지하게 큰 짐으로 찍어 누르는 것이었습니다.

이 불쌍한 사람들은 말할 수 없는 불안과 고통에 빠져 있었습니다. 그들은 속수무책이었고 같은 장소에서 얼마 동안 살 수조차 없었습니다. 귀신들이 그 가족에게 다른 곳으로 이사하도록 못살게 굴고, 집 안에서 쓰는 가재도구 하나도 가지고 가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만일 귀신의 뜻을 어기고 무엇을 가지고 이사 가게 되면 도중에 마귀의 괴롭힘으로 그것을 도로 갖다놓지 않고는 못 배겼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아주 비참하고 가난하게 되어 온 가족이 그 불행한 처지를 개선할 길이 전혀 없어서 탄식으로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어떤 신입교우가 그들의 가엾은 처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 신자는 만일 그들이 천주교 신앙을 받아들이면 그리스도의 은총으로 마귀의 괴롭힘에서 해방될 것임을 확신하고, 그들에게 복음을 전해주고 교우촌으로 인도하였습니다.

거기서 이 가족은 훨씬 좋아지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아주 열심히 기도와 교리문답을 배우면 조금도 괴롭힘을 당하지 않았고, 그 반대로 교리 공부를 조금 게을리하고 냉담한 마음으로 기도를 하면 다시 그전처럼 마귀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것이었습니다.

마치 마귀가 그들의 신심을 단련시켜 더욱 열심해지도록 자극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 집안 식구들이 모두 영세한 후에는 마귀로부터 완전히 해방되어 지금은 건강하게 잘 살며 기쁘게 농사를 짓고 있다고 합니다.

이 밖에도 이러한 예가 많습니다마는 이런 종류의 얘기를 일일이 다 말씀드리고자 하면 이 편지가 너무 길어질 것입니다.

올 일 년 동안에 저는 2,867명에게 고해성사를 집전하였고, 어른 171명에게 세례성사를 주었으며, 대세받은 어른 17명에게 세례성사의 보례를 하였고, 181명의 신자를 전교회에 가입시켰습니다. (傳敎會 sodalitas propagandae fidei는 1822년에 프랑스에서 창설된 신심 단체이다. 그 단체의 목적은 기도와 모금으로 전교 활동을 원조하는 것이다.)

제 관할 구역의 신자는 모두 합해서 4,075명이고, 예비 신자는 108명입니다.

작년에 제가 어느 마을에 가서 성사를 집전했을 때 배교자들이 포졸들을 데리고 나를 습격하기 위해 쳐들어왔다가 신임 교우들의 완강한 저항에 부딪혀 뜻을 이루지 못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 배교자들은 그 후에도 교우들을 괴롭히기 위하여 여러 가지 음모와 방법을 연구하며 천주교의 이름을 조선에서 완전히 뿌리 뽑으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 아무 소득도 얻지 못하자 이번에는 고관들한테 가서 우리의 거룩한 종교를 비방하고 모함하면서 천주교 신자들을 섬멸할 권한을 청구하였습니다. 그러나 창피스럽게 퇴짜를 맞고 쫓겨났습니다.

그래서 지금으로서는 그들이 비록 천주교에 대한 증오심은 꺾어지 않았다 해도, 적어도 그들의 세력은 모두 꺾인 것 같습니다. 이 기회에 불잡혀 옥에 갇혀 있던 신입 교우들이 석방되었습니다.

어떤 마을에서는 우리 원수들이 불러일으킨 이 소요가 있은 후 오히려 그 덕택으로 한 마을 전체가 개종해서 천주교에 입교했습니다.

신부님께서 이제 제가 부자가 될 것이라고 말씀하시고 저에게 보내주신 많은 선물을, 페롱 신부님이 갖고 오시다가 불행하게도 외인 거룻배에서 모두 잃어버렸습니다. 그러니 페롱 신부도 저도 가난뱅이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런데 성물들을 달라고 아우성치는 교우들의 요구를 달랠 방도가 없습니다. 그런즉 신부님께서 우리 신자들의 아우성을 들어주시어 신부님의 마음에 드신다면 저에게 아래와 같은 성물들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이 나라 교우들의 눈에 점잖게 보이며 될 수 있는 대로 얇은 종이에 색채 없이 잘 그린 조금 큰 상본을 보내주십시오. 성모님 상본을 많이 보내주시고 다른 성인들의 상본은 조금씩 보내주십시오. 요셉, 베드로, 바오로, 요한, 야고보, 프란치스코, 안나, 아가다, 막달레나, 바르바라, 루치아, 세실리아, 아나스타시아 등의 상본 약 100프랑 어치를 보내주십시오. 또 작은 십자가와 성패 등을 보내주시되 묵주는 보내시지 마십시오.

묵주는 조선 교우들도 아주 잘 만듭니다.

또 여행중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견고하고 가볍게 만든 자명종을 하나 보내주십시오.

그 밖의 것들을 약 100프랑 어치, 도합 200프랑 어치를 보내주십시오. 성물값은 베르뇌 주교님께 통지하십시오. 제가 주교님께 성물값을 올리겠습니다.

이제 편지를 끝내면서 또다시 저와 우리 불쌍한 교우들을 신부님의 신심 깊은 기도에 맡깁니다.

공경하올 사부님께, 지극히 미약하고 순종하는 아들 최 토마스가 올립니다.

추신 : 성해를 담은 합을 밀봉하기 위한 스페인 밀초 한 덩어리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신부님 !! 죄송합니다
이랗게  편지쓰는것  정말 좋은데
이렇게  싫어져서 안쓸려고 도망쳤다가
이렇게 다시  왔습니다

오늘은 성령 강림  대축일입니다
이렇게 좋은날
오늘 신부님  보내주신 편지는
소설처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신부님  !!
오늘을 살아가는  저희들을  위해서
매일의 일상생활에서 오는 고달픔과
온갖  역경들을 잘 이겨낼수 있도록
빌어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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