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리워라 용백신부님.
2025.10.17 07:56
아! 그립다 용백신부님
-사파성당 성무송(시몬)-
내가 만난 신부님들 중 훌륭한 신부님이 많기도 하지만 그중 꼭 한
분을 꼽자면 김용백(요한) 신부님이시다. 신부님 가신 지 벌써 9년이
되어 간다. 새삼 세월의 빠름을 느끼게 된다.
신부님은 우리 사파성당(1997.08.29~2001.02.09)에 부임 하셨는데
로마 우르바노대학 시절 수업 시간에 창문으로 날아들어 온 벌이 창틈
사이에서 벗어 나려고 안간힘을 다해 발버둥 치는 광경을 보고, 인간
의 눈으로도 빤히 보이는 틈새를 발견치 못하는 벌의 우매한 모습은
하느님이 보시기에는 우리 인간과 같지 않겠는지 하는 생각을 하고 더
욱 신심을 굳혔다는 말씀도 해주셨고, 신학생 시절에 학비가 모자라서
주일이나 방학 때가 되면 작은 교회에 가서 청소도 하고 새벽종도 치고
쉬지 않고 일했던 추억담을 들려주시기도 했다.
2002년 북유럽 성지순례 중 스위스의 최고봉 융·플라우를 등정했을
때의 일이다. 세계각지에서 여행객들이 모여 등정을 시도 했는데 갑자
기 기상 상태가 나빠져 아쉬운 등정을 포기하고 되돌아가곤 했다.
바로 우리 앞서서 가던 일행 역시 포기하고 발걸음을 되돌렸다. 우리
일행도 내려가는 차를 기다리는 데 신부님께서 함께 기도드리기를
권하며 조용히 눈을 감으시고 기도를 드리고 계셨다. 그러기를 한 10
여분 후 갑자기 펑펑 내리던 눈이 멈춰서 산악열차가 운행을 시작 우리
에 도달했을 때는 햇볕이 쨍하고 나왔다. 우리는 모두 신부님께
감사를 드렸다.
정상에서 주위를 둘러본 정경은 정말 경외로움 그 자체였다.
나는 융·플우에 올랐을 때의 그 감동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신부님과 나는 동갑이며 생일이 하루 차이라 더욱 가깝게 지냈다.
신부님들과의 골프모임 인 “성평회”에서 한달에 한번 같은 조에서
라운드를 했는데, 드라이브 비거리가 1m 차로 막상막하였는데 우리
는 하루 햇볕 차이가 이렇게 다르다면서 자주 웃곤 했다.
한번은 드라이브를 치고 일어나면서 ‘심조불산’하면서 나지막하게
읇조렸다. 그래서 신부님이 한문 공부도 많이 하셨구나 생각하고 몇
홀을 더 지나갔는데 그 홀에서도 ‘지금 산입’하고 근엄한 목소리로 외치
는 것 아닌가. 나는 기가 죽어 마침 앞쪽을 바라보니 플래카드에 ‘산불
조심’이라 쓰여 있지 않은가. 아! 산불 조심! 우리는 크게 웃곤 하였다.
지금도 창원CC 서 4번 홀을 지날 때 그 ‘산불조심’이란 플래카드를 볼
때면 용백 신부님이 생각난다.
평소 웃음 띤 온화한 모습이 못내 아쉬움을 더합니다.
용백 신부님! 하늘나라에서 평안한 안식을 빕니다.
“생각을 멀리하면 잊을 수도 있다는 데
고된 삻에 잊었는가 하다가도
가다가 울컥한 마음
밀고드는 그리움” 이란 이영도의 '그리움'이란 시가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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