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 나
2022.12.10 19:27
시간과 나
- 성 시몬 -
해묵은 사진첩에서 신입사원 시절의
사진 한장을 발견하고 내 자신을 그때
그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투영해본다.
그러니까 49년 전인 1973년 제일합섬이 구미 벌, 임은동 산에 공장 설립부지
를 정하고 공장건립을 추진하던 당시이다. 우리 부부가 맞벌이 하면서 월부 결혼
(적금을 미리 타서 결혼 했으므로)의 빚도 채 정리하기도 전, 어느 날 나는 제일
모직에서 제일합섬으로 발령을 받은 것 이다. 인천서 서울 본사로 출.퇴근 하던
나는 정말 당혹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저돌적인 추진력, 그래서 별명이 '산돼지(이노시시)였던 건설본부장 밑에서 꿈
많고, 의욕이 충만했던, 그리고 밤과 낮을 잊은 채 지칠 줄 모르는 젊음과 패기를
한껏 불태웠던 그 시절을 나는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그 당시 우리에겐 '불가능'
이란 단어는 있을 수 없었고,'안되면 되게'하는 대책만이 우리의 궁극적 지향 목표
였다. 그 많은 숱한 난제들을 해결하기 위하여 사흘 밤, 나흘 낮을 뜬눈으로 보냈
던 때도 많았다.
만난을 무릅쓰고 당초 공기 내에는 도저히 준공이 불가능 하리라 생각하던 도레이
(東レ)측의 예상을 뒤엎고 시제품이 쏟아져 나왔을 때의 그 성취의 쾌감은 마치
악전고투하며 산 정상을 정복 했을 때의 바로 그것 이었다.
그 때의 체험을 통해 얻은 나의 생활신조를 나는 오늘에 와서도 그대로 준용해 가고
있다. 즉, '현장중심의 확인관리 주의'이다. 사람은 신이 아니기에 시행착오와 실수
를 저지를 수가 있다. 그러나 이를 사전 관리 함으로서 최소화 할 수 있는 것. 현장을
중시하면 판단과 행동의 기준은 쉽게 파악된다. 모든 문제점을 현장중시에 입각하여
대책을 세우고 부딪칠 때 그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 이다. 여기서 '현장'이라 함은
건설이나 생산 작업장만이 아닌, 각자 직무의 최 일선 분야를 말 한다.
또한 긍정적인 사고와 사명감을 가지고 일에 임하라고 후배들에게 당부 하고 싶다.
어떤 일에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있다. 선입관을 버리고, 처음부터 긍정적
인 방향으로만 생각을 모아 최선의 노력을 경주 해 나간다면 계획한 일은 반드시 이
루어지고야 마는 법.
오늘날 젊은 이들의 사고방식, 현실에 안주하고 명예에 너무 집착하는 생활 자세에
나는 가끔 회의를 느낀다. 자기 자신은 노력하지 않고 남의 공을 가로채거나, 남을
헐뜯고 끌어 내리거나. 또한 자기 처지를 너무 비관, 쉽게 계획을 포기해서도 안 된다.
문제는, 자기가 현재 중책을 못 맡는 것을 한탄 할 것이 아니라, 자기를 필요로 하는
곳에 남보다 한 발짝 식만 앞서 나간다는 노력과 끈기, 그리고 다음 중책을 맡았을 때
이를 어떻게 잘 수행해 내느냐가 더더욱 중요한 것이다.
끝으로, 지나간 일들은 모두 미화되어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는다. 쉽게 성취한 일은
쉬 잊어버리고 말지만 어려움과 고통을 통해 이룩한 일들은 더욱 소중하게 큰 보람
으로 이어져 마음 속 깊이 오래 간직된다는 것이다.
인간이 사는 목적을 토인비 박사는, '사랑하고, 예지를 활용해, 보람된 삶을 창조해
나가는 것' 이라 말 했듯이, 사람은 이 세 가지 목적을 위해 모든 정력과 능력을 다
바쳐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사람이 '무엇인가 가치 있는 것을 할 수 있다' 는 것은
그에게 고통과 슬픔이 따른다 해도 이것은 뜻있는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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