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nt size=3>┗ 한신애 아가타 ( ? ～1801년)|♡ 한국시복 124위
2011.07.30 21:00
||0||0 ┗ 한신애 아가타 ( ? ～1801년)|♡ 한국시복 124위
이웃에 대한 배려와 교회 사랑이 각별했던 한신애는 조선 초기 천주교회 여성들 중에 강완숙과 윤점혜 다음으로 많이 언급되는 인물이다. 그녀는 1801년 박해(신유박해)를 피하기 위해 신자들의 천주교 서적과 성물을 자기 집 땅 속에 묻었다가 적발되어 죽임을 당하였다.
한신애 아가다는 충청도 보령에서 양반의 서녀(庶女)로 태어나, 성장하여 조례산(일명 時種)의 후처로 들어갔다. 남편 조례산은 현감을 지냈다하나 그에 대한 자료가 없는 것으로 보아 천주교 신자는 아닌 것 같다. 1795-1796년경 강완숙 골롬바가 한신애의 집을 왕래하며 묵은 역서(曆書)에 천주교 교리를 써주고가면 그녀는 딸 조혜의와 함께 배웠다. 이를 통해 한신애가 글을 알았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교리에 대한 많은 책과 시청각 자료들이 풍부한 현대와는 달리 종이가 귀하던 시대이기에, 묵은 책을 찾아 그 여백에 교리를 써서 배웠다는 선조들의 열의와 갈망의 모습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한신애의 집을 몇 번 방문한 강완숙은 한신애가 그녀의 아들과 비복들에게 천주교 신앙을 전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비웃었다고 한다. 그 후 한신애는 과부였던 정복혜를 시켜 이용겸을 청하여 비복들에게 천주교 신앙을 가르치려 했으나 아들이 두려워 그를 돌려보냈다. 그 후에 윤운혜의 남편 정광수를 초청하여 비복들을 가르치려 했으나 이제는 종들이 듣지 않아 또 다시 돌려보냈다. 이 일로 인해 그녀가 마음 고생을 많이 하였음을 알 수 있다.
한신애의 남편 조례산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으로 보아 공무때문에 집을 떠나 있었는지 아니면 사망했는지 알 수 없으나, 남편이 현감이었다면 어떻게 부인이 천주교인들을 집으로 불러들일 수 있었는지 의문이 생긴다. 하여튼 두 번이나 천주교 신앙에 대해 가르칠 사람을 집으로 청하였다가 성사시키지 못하고 돌려보냈다는 것으로 보아, 한신애는 함께 사는 집 식구들에게 천주교 신앙을 무척이나 전하고 싶었던 것 같다. 모두가 하느님 앞에서 평등하다는 천주교의 사상이 조선후기에 강했던 서자녀에 대한 차별에서 오는 억압의 굴레로부터 그녀를 해방시켰던 것 같다. 그래서 자기 집 비복들에게도 천주교 신앙을 접할 기회를 제공하려는 열망이 컸을 것이다.
조혜의는 포도청에서 진술하기를, 몇 번 강완숙을 찾아갔으나 강완숙의 시어머니가 “이처럼 눈이 어두운 사람이 어떻게 성교에 들어올 수 있겠는가!”라고 심하게 구박하여 다시는 찾아 가지 못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한신애가 교회 안에서 계속적으로 활동한 것을 보면 강완숙과는 계속해서 연락과 내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한신애나 그 딸이 남들같이 잘 따라가지 못했거나, 혹은 유약하고 너무 심사숙고하기 때문에 뜸을 드리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겨, 성미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강완숙의 시어머니가 며느리의 빽(?)을믿고, 크게 호통을 친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신애는 1800년 여름에 주문모 신부로부터 세례를 받았다. 당시에 신자들은 주문모 신부를 만나기가 무척 어려워 서울로 이사까지 와서 몇 년을 기다린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한신애의 경우 가을에 강완숙의 집을 방문했는데, 강완숙이 한신애를 붙잡고 주신부에게 배례를 올리게 하였다는 것으로 보아 한신애는 강완숙으로부터 특별한 사랑과 신뢰를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강완숙과 한신애는 둘 다 양반의 서녀였고, 후처로 결혼하였다는 동질감이 있으며, 한신애가 혼자였다는 점과 무엇보다 이들 두여인이 모두 천주교 신앙을 알고부터 새 삶을 찾게 되었다는 점에서도 통하는 것이 있었다고 본다.
1801년 신유박해를 피하고자 신자들이 천주교 서적과 성물들을 감추어 둘 곳을 찾지 못하여 당황하고 있을 때, 정복혜가 이 책들을 모아 한신애에게 가져왔고, 한신애는 이들을 자기 집 땅(곳간이라고도 함) 속에 파묻었다. 그러나 적발되어 천주교 서적과 성물들이 다 압수되어 소각되었다. 또한 한신애는 여러차례 심문과 형벌을 받으면서도 다른 신자들의 이름을 밀고하지 않았고 고통을 참으면서 “만 번 죽어도 아쉽지 않습니다.”고 답하였다. 한신애는 “주가놈(주문모 신부)을 찾아가 세례를 받고 호(세례명)를 받았지만, 조금도 부끄러움을 몰랐다. 각처의 요사하고 흉험한 남녀들을 집안에 머물러 두었고, 더러운 물건들을 곳간에 묻어두었다.”는 죄목으로 1801년 7월 2일 서소문 밖에서 강완숙과 함게 참수형을 당하였다.
여성들이 행동에 많은 제약을 받던 조선 후기에, 한신애가 비복들에게까지 천주교를 알리기 위해 신자들을 집으로 초대하였음은 그녀의 하느님께 대한 강한 신앙과, 좋은 것을 남에게도 나누려는 이웃에 대한 사랑과 배려의 자세가 특별하였음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발각되면 죽임을 당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다른 신자들이 가지고 있던 천주교 서적이나 성물들을 모아 감추었다는 것과, 무서운 고문을 받으면서도 신자들의 이름을 고하지 않았음은 자신의 죽음으로 교회의 안전만이 아니라 다른사람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배려였고, 희생의 행위였다.
그녀는 비록 짧은 기간동안 신앙생활을 하였지만, 그리스도의 참 제자로서 선교, 교회에 대한 사랑, 남을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실천한 제자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래서 그녀는 죽음의 형장에 끌려가면서도 기쁜 얼굴로 갈 수 있었다. 참으로 그녀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삶 안에서 하느님과의 깊은 일치의 체험이 있었던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가 그렇게 자유롭고, 강하고 남을 위한 여성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한신애 아가다의 삶과 순교를 통해, 하느님에 대한 강한 사랑과, 그리스도인으로 다시 태어난 삶을 생각해보며, 다른 사람을 돕고 해치지 않으려는 한신애의 배려와 희생정신을 오늘의 삶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은총을 청하자.
(품-5월호)
이웃에 대한 배려와 교회 사랑이 각별했던 한신애는 조선 초기 천주교회 여성들 중에 강완숙과 윤점혜 다음으로 많이 언급되는 인물이다. 그녀는 1801년 박해(신유박해)를 피하기 위해 신자들의 천주교 서적과 성물을 자기 집 땅 속에 묻었다가 적발되어 죽임을 당하였다.
한신애 아가다는 충청도 보령에서 양반의 서녀(庶女)로 태어나, 성장하여 조례산(일명 時種)의 후처로 들어갔다. 남편 조례산은 현감을 지냈다하나 그에 대한 자료가 없는 것으로 보아 천주교 신자는 아닌 것 같다. 1795-1796년경 강완숙 골롬바가 한신애의 집을 왕래하며 묵은 역서(曆書)에 천주교 교리를 써주고가면 그녀는 딸 조혜의와 함께 배웠다. 이를 통해 한신애가 글을 알았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교리에 대한 많은 책과 시청각 자료들이 풍부한 현대와는 달리 종이가 귀하던 시대이기에, 묵은 책을 찾아 그 여백에 교리를 써서 배웠다는 선조들의 열의와 갈망의 모습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한신애의 집을 몇 번 방문한 강완숙은 한신애가 그녀의 아들과 비복들에게 천주교 신앙을 전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비웃었다고 한다. 그 후 한신애는 과부였던 정복혜를 시켜 이용겸을 청하여 비복들에게 천주교 신앙을 가르치려 했으나 아들이 두려워 그를 돌려보냈다. 그 후에 윤운혜의 남편 정광수를 초청하여 비복들을 가르치려 했으나 이제는 종들이 듣지 않아 또 다시 돌려보냈다. 이 일로 인해 그녀가 마음 고생을 많이 하였음을 알 수 있다.
한신애의 남편 조례산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으로 보아 공무때문에 집을 떠나 있었는지 아니면 사망했는지 알 수 없으나, 남편이 현감이었다면 어떻게 부인이 천주교인들을 집으로 불러들일 수 있었는지 의문이 생긴다. 하여튼 두 번이나 천주교 신앙에 대해 가르칠 사람을 집으로 청하였다가 성사시키지 못하고 돌려보냈다는 것으로 보아, 한신애는 함께 사는 집 식구들에게 천주교 신앙을 무척이나 전하고 싶었던 것 같다. 모두가 하느님 앞에서 평등하다는 천주교의 사상이 조선후기에 강했던 서자녀에 대한 차별에서 오는 억압의 굴레로부터 그녀를 해방시켰던 것 같다. 그래서 자기 집 비복들에게도 천주교 신앙을 접할 기회를 제공하려는 열망이 컸을 것이다.
조혜의는 포도청에서 진술하기를, 몇 번 강완숙을 찾아갔으나 강완숙의 시어머니가 “이처럼 눈이 어두운 사람이 어떻게 성교에 들어올 수 있겠는가!”라고 심하게 구박하여 다시는 찾아 가지 못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한신애가 교회 안에서 계속적으로 활동한 것을 보면 강완숙과는 계속해서 연락과 내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한신애나 그 딸이 남들같이 잘 따라가지 못했거나, 혹은 유약하고 너무 심사숙고하기 때문에 뜸을 드리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겨, 성미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강완숙의 시어머니가 며느리의 빽(?)을믿고, 크게 호통을 친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신애는 1800년 여름에 주문모 신부로부터 세례를 받았다. 당시에 신자들은 주문모 신부를 만나기가 무척 어려워 서울로 이사까지 와서 몇 년을 기다린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한신애의 경우 가을에 강완숙의 집을 방문했는데, 강완숙이 한신애를 붙잡고 주신부에게 배례를 올리게 하였다는 것으로 보아 한신애는 강완숙으로부터 특별한 사랑과 신뢰를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강완숙과 한신애는 둘 다 양반의 서녀였고, 후처로 결혼하였다는 동질감이 있으며, 한신애가 혼자였다는 점과 무엇보다 이들 두여인이 모두 천주교 신앙을 알고부터 새 삶을 찾게 되었다는 점에서도 통하는 것이 있었다고 본다.
1801년 신유박해를 피하고자 신자들이 천주교 서적과 성물들을 감추어 둘 곳을 찾지 못하여 당황하고 있을 때, 정복혜가 이 책들을 모아 한신애에게 가져왔고, 한신애는 이들을 자기 집 땅(곳간이라고도 함) 속에 파묻었다. 그러나 적발되어 천주교 서적과 성물들이 다 압수되어 소각되었다. 또한 한신애는 여러차례 심문과 형벌을 받으면서도 다른 신자들의 이름을 밀고하지 않았고 고통을 참으면서 “만 번 죽어도 아쉽지 않습니다.”고 답하였다. 한신애는 “주가놈(주문모 신부)을 찾아가 세례를 받고 호(세례명)를 받았지만, 조금도 부끄러움을 몰랐다. 각처의 요사하고 흉험한 남녀들을 집안에 머물러 두었고, 더러운 물건들을 곳간에 묻어두었다.”는 죄목으로 1801년 7월 2일 서소문 밖에서 강완숙과 함게 참수형을 당하였다.
여성들이 행동에 많은 제약을 받던 조선 후기에, 한신애가 비복들에게까지 천주교를 알리기 위해 신자들을 집으로 초대하였음은 그녀의 하느님께 대한 강한 신앙과, 좋은 것을 남에게도 나누려는 이웃에 대한 사랑과 배려의 자세가 특별하였음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발각되면 죽임을 당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다른 신자들이 가지고 있던 천주교 서적이나 성물들을 모아 감추었다는 것과, 무서운 고문을 받으면서도 신자들의 이름을 고하지 않았음은 자신의 죽음으로 교회의 안전만이 아니라 다른사람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배려였고, 희생의 행위였다.
그녀는 비록 짧은 기간동안 신앙생활을 하였지만, 그리스도의 참 제자로서 선교, 교회에 대한 사랑, 남을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실천한 제자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래서 그녀는 죽음의 형장에 끌려가면서도 기쁜 얼굴로 갈 수 있었다. 참으로 그녀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삶 안에서 하느님과의 깊은 일치의 체험이 있었던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가 그렇게 자유롭고, 강하고 남을 위한 여성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한신애 아가다의 삶과 순교를 통해, 하느님에 대한 강한 사랑과, 그리스도인으로 다시 태어난 삶을 생각해보며, 다른 사람을 돕고 해치지 않으려는 한신애의 배려와 희생정신을 오늘의 삶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은총을 청하자.
(품-5월호)
한신애의 배려와 희생정신을
오늘의 삶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은총을 청하자.
한신애 아가다 순교자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