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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사막으로  

4세기경, 그리스도교가 로마의 국교로 승인되었을 즈음, 새로운 현상이 나타났다.
이 현상은 후기 로마사회의 그리스도인들에게 경이감과 매력을 불러 일으켰다.
처음에는 소수의 용감한 남녀선구자들 뿐이었으나, 점차 꽤 많은 사람들이 사막으로 흘러 들어가기 시작하였고,
이어 팔레스타인, 아라비아, 시리아, 이집트의 사람이 살 수 없을 것 같은 지역에까지 확산되었다.
사막에 들어간 이들 가운데 어떤 사람들은 작은 공동체를 이루었고,
또 다른 사람들은 외따로 떨어진 동굴이나 버려진 폐허에서 살기도 했다.
고독 속에서 그들은 기도와 단식에 전념하였고, 성서묵상, 그리고 단순한 노동을 수행했다.

그들이 추구하던 것은 무엇이었나? 많은 대답이 나올 수 있다:
더 사려 깊게 살아가기 위하여, 구원에 이르는 더 좁은 길을 찾기 위하여,
주위의 문화에서 느끼는 무기력함을 극복하기 위하여, 생명의 원천에 닿기 위하여 등등.
그렇다, 이 모든 것들이 답이다.
그런데 한가지 더 놀라운 사실은 이 사막의 순례자들이 갈구하던 것이 결국 행복의 추구와 연결되었다는 점이다.

사막의 교부들 가운데 가장 저명한 사람은 안토니오 성인으로서 356년에 105세라는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이집트의 부유한 그리스도인 가족에서 태어난 안토니오는
어느 일요일 예수와 부자청년의 이야기를 듣고 극적으로 삶을 변화시켰다.
그는 특히 “가서 가진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그러면 받을 상이 하늘에 마련되어 있다”고 한 그리스도의 명령에 충격을 받았다.
아마 그 날 교회에 모여있던 다른 사람들도 똑 같은 구절을 들었을 것이나,
안토니오는 진심으로 그 말을 받아들였다.
그는 재빨리 모든 재산을 처분하고 광야로 나갔으며, 아라비아사막에 있는 폐허 요새의 언덕 꼭대기에 정착했다.
그 곳에서 안토니오는 20년을 살았다.
기도, 관상, 그리고 텃밭을 가꾸며 지냈다.
한 철학자가 그를 찾아와 어떻게 “책의 위로” 없이 행복할 수 있느냐고 물었을 때, 안토니오는 이렇게 대답했다.
“나의 책은 창조된 자연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읽고 싶을 때마다 내 앞에는 책이 늘 열려 있습니다.”

안토니오 성인의 삶은 알렉산드리아의 주교였던 아타나시오 성인이 쓴 책에 정리 되어 있다.
안토니오 성인이 죽은 후 얼마 되지 않아 쓰여진 「안토니오의 삶」은
성인의 수많은 금욕행위와 시련을 그리고 있다.
굶주림, 갈증, 철야, 또한 사자, 악어, 뱀, 전갈의 위험 등등.
가장 극적인 일화들은 다양한 모습과 위장으로 은밀하게 유혹하는
악마의 끝없는 공격에 맞서는 안토니오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이 모든 시련 후 안토니오가 오랜 고독의 생활을 끝내고 사람들 앞에 다시 나타났을 때,
사람들은 그의 육체적인 모습에 경탄한다. “그는 운동의 부족으로 뚱뚱해 지지도,
단식과 악마들과의 싸움 때문에 수척해 지지도 않은 모습”이었기 때문이었다.

안토니오 성인의 내면의 평정은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그의 영혼은 혼란으로부터 자유롭고,
외적인 감각 또한 평온하였으며,
영혼의 기쁨 때문에 그의 얼굴은 즐거웠다.
몸의 움직임을 볼 때에도 영혼의 안정된 상황을 느끼고 인식할 수 있었다.”
점차적으로 그는 수도승들의 공동체에 원장이 되기로 동의했다.
아타나시오에 의하면 “그는 결코 혼란스러워하지 않았다.
그의 영혼은 평온함을 유지하였으며, 절대로 우울하게 보이지 않았고, 마음은 즐거웠다.”

사막의 수도자들은 이러한 평정을 무관심이나 활기 없는 상태와 전혀 다른 것이라고 여겼다.
그들은 사람이 더 이상 분노, 두려움, 탐욕, 그리고 자만심의 노예가 되지 않을 때,
참다운 삶을 시작하게 된다고 믿었다.
이러한 모든 욕정들이 제거되면 그 결과는 감정, 느낌의 부재가 아니라,
친절, 온유, 그리고 연민으로 표현되는 균형과 온전함의 상태가 된다.
그것은 한마디로 “영혼의 즐거움”이라고 할 수 있으며,
안토니오의 얼굴에서 확연히 나타난 모습이다.

안토니오의 삶은 대중에게 인기를 얻었다.
많은 사람들은 이 책으로부터 영적인 영웅주의의 맛을 느꼈다.
그 중에 어거스틴 성인도 있었다.
어거스틴은 후에 히포의 주교가 되었고,
그리스도교 역사에 우뚝 솟은 사람들 중의 하나이다. 「
고백록」에서 어거스틴은 그가 회심하기 전날 저녁 한 그리스도인의 방문을 받았고,
그에게서 처음으로 안토니오 성인의 이야기를 들었다고 술회한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거의 우리가 살고 있는 동시대에 하신 놀라운 일을 듣고 경악했다”고 했다
(어거스틴은 안토니오 성인이 죽은 지 2년 후인 354년에 태어났다).

그러나 어거스틴은 경탄과 함께 고뇌에 빠졌다.
그리스도교의 논리를 이성적으로 얼마동안 포용했지만,
삶을 새롭게 발견한 확신에 맞추어 변화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복음서의 부자청년처럼 그는 “세상의 즐거움을 여전히 붙잡고 포기하는 것을 미루었다.
포기한다면 새로운 다른 행복을 자유롭게 찾아 나설 수 있었지만,
발견은 둘째치고 그 새로운 행복을 찾는 과정자체를 위해서도
나는 모든 인간의 재화와 왕국의 발견을 포기해야 했던 것이다.”

어거스틴은 안토니오 성인의 삶이 행복을 추구했던 삶이라고 생각했다.
안토니오는 그 행복을 발견했고, 어거스틴도 그것을 원하고 있었다.
1600년이 지난 오늘 이러한 이야기들이 사람들에게 매혹적이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우리 사회는 자기부정보다는 자기실현을 더 높이 산다.
그래서 전갈들 사이에서 사는 삶에서 얻어지는 행복보다
현재의 “노예살이”가 주는 비참함이 더 좋고 익숙하게 보인다.

토마스 머튼도 회심하던 전날 알더스 헉슬리의 책에서
고행생활을 찬양하는 글을 읽고 비슷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고행이라니! 그런 생각은 나하고 전혀 어울리지 않아.
그건 자연의 순리를 매우 괴상하고도 추하게 거스르는 것이고,
불의하고 왜곡된 사회 속에서 미쳐버린 사람의 자학적인 태도에 불과해.
도대체 말도 안 되는 생각이야!
육체의 욕망을 부인하고,
이러한 욕망을 징벌하고,
억제하기 위하여 훈련까지 한다?
오늘날까지도 이런 생각들은 나에게 소름만 끼치게 할 뿐이다.”

그러나 고행극기를 말할 때 자기징벌이라는 부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측면들이 분명히 있다.
사막의 수행자들이 고행과 희생을 한 것은 의지를 훈련하기 위해서였고,
영적인 목표에 집중하고 강력하게 초점을 맞추기 위해서였다.
그 목표는 무엇이었는가?
사막의 수행자들이 “세상으로부터” 도피한 것은 실제로 권력, 재산, 쾌락,
그리고 지위에 대한 추구라는 사회적 관습을 거부하기 위한 것이었다.
한마디로 “세속적인 것”에 대한 부정이었다.
세속적인 것이란 실제보다 허상을,
존재하는 것보다 가지는 것을 더 선호하는 문화, 가치관들을 의미한다.

초기 수도승들은 무기력으로부터 생명, 활력으로 가는 길을 추구했다.
그들은 단지 물질적 쾌락을 상대하지 않기 위하여,
또 자신들을 징벌하기 위하여 “세상”으로부터 도피한 것이 아니라,
관습, 일상, 그리고 사회적 기대치의 굴레보다 더 깊고 풍요로운 실존에 “깨어있기 위하여” 사막으로 간 것이다.
머튼은 후에 이렇게 말했다, “사막의 교부들은 무엇보다도 그리스도안의 참다운 자아를 추구하였다.
그리고 그렇게 하기 위하여 교부들은

가짜 자아,
형식적인 자아,
‘세상’ 속에서 사회적인 규약 아래 제조된 자아를 완전히 거부해야 했다.
그들은 알려져 있지 않은 또한 자유롭게 선택하는 하느님의 길을 찾았다.
그 길은 사람들이 앞서 그려놓은 길, 다른 이들로부터 전해 받은 길이 아니었다.
교부들은 어떤 다른 사람이 고정시켜 놓은 ‘주어진’ 하느님이 아니라,
그들 홀로 발견할 수 있는 하느님을 추구하였다.”
그들은 살아있는 것, 깨어있는 것을 배워간 사람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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