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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이문우 요한

2018.11.26 08:51

기도방지기 조회 수:91

천주께서 나를 부르신다.

천주께서 특별한 은혜로 나를 부르시니

어찌 그분의 부르시는 소리에 대답을 아니 할 수 있겠는가

 

 

성령님 바닥이 보이지 않는 은총의 보고여 !

사랑없음과  교만에서 저희를 보호하소서 !

주님  찬미받으소서 !

 

전능하신 하느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

주님  저희가  성 이문우 요한을 본 받게 하소서 !

성 이문우 요한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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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 이문우 요한(Joannes)은 경기도 이천 동산 밑 마을의 양반 교우 집에 태어났으며 경천이라고도 불렸다. 그러나 5살 때에 고아가 되어 어떤 여신자가 서울로 데려가 양자로 삼았는데, 그는 어려서부터 그 양어머니에 대한 효성이 지극하였다. 비록 그는 독신생활을 소원하였으나 양모의 원을 겸손하게 받아들여 결혼하는데 동의하였고 가장으로서 좋은 모범을 보였다. 그의 아내와 두 아들이 세상을 일찍 떠나자, 다시는 혼인하지 않고 수덕생활을 실천하는데 전념하며 신자들을 도와주는 데 헌신할 따름이었다.

   요한은 1년 이상 모방(Manbant, 羅) 신부를 따라 지방으로 다니며 복사의 일을 했고, 1839년의 박해로 옥에 갇힌 사람들을 돕기 위하여 모금활동을 하였으며, 또한 주교와 신부들이 숨어 있는 이곳저곳으로 찾아가 형편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여러 차례 알려드렸다. 그리고 선교사들이 순교한 후에는 교우들과 함께 순교자들의 시신을 거두어 장사를 지냈다. 그는 이름이 알려져 있어 체포될 위험이 많았지만 조금도 개의치 않고 자기가 하던 일을 계속하였다.

   요한은 7명의 신자와 더불어 위험을 무릅쓰고 성직자들의 시체를 찾아 노고산에 모신 다음에 시골로 피신하기 위하여 친구 집에서 나오다가 붙잡혔다. 처음에는 그 역시 한동안 당황하였지만, 이내 정신을 가다듬고는 “천주께서 나를 부르신다. 천주께서 특별한 은혜로 나를 부르시니 어찌 그분의 부르시는 소리에 대답을 아니 할 수 있겠는가?” 하며 오라를 받고 포도청으로 끌려갔다. 포장의 온갖 회유와 계략적이 말에 대하여 요한은 이렇게 대답하였다. “어떻게 죽음을 원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임금님의 명령에 복종하려면 만물의 조물주이신 대군대부를 배반해야 할 것인데, 죽어야 한다 해도 그렇게는 할 수 없습니다. 관장님이 말씀하신 바는 모두 오래 전에 생각한 것이오니, 더 이상 강권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얼마 후 술과 음식을 주는 등 또다시 여러 방법으로 설득해 보았으나 소용이 없으므로 도둑들이 갇혀 있는 감방으로 들여보냈다. 요한은 도둑들의 감방에서 지냈는데 그들 중에는 배교자들도 더러 있었다. 그들을 보고 그는 이렇게 기도하였다. “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저 불쌍한 사람들이 전에는 어쩌면 나보다 더 착하게 살아왔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지금은 저렇게 멸망하지 않았는가! 천주여, 제 마음 약함을 도와주소서.”

   이윽고 형조로 이송된 요한은 그곳에서도 굳센 마음으로 신앙을 증거했으며, 마침 그곳에 있던 12명의 용감한 형제자매들과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그리고 그는 양부모와 교우들에게 편지를 썼다. 이 편지에서 그는 옥중 교우들의 신앙생활, 자신의 지난날에 대한 반성과 주님께 대한 사랑, 교우들이 주님 사랑을 저버리지 않도록 권고하였다. 그는 옥에 들어온 지 거의 3개월이 되던 1840년 2월 1일, 다른 두 동료와 함께 서울 당고개에서 참수형을 받고 순교하였다. 이때 그의 나이는 31세였다. 그는 1925년 7월 5일 교황 비오 11세(Pius XI)에 의해 시복되었고, 1984년 5월 6일 한국 천주교회 창설 200주년을 기해 방한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Joannes Paulus II)에 의해 시성되었다

 

우민하다 군난이여 천상과를 뵈심이라 

인인선악 상벌할때 허실진가 분명하다 

세속괴롬 어떠하냐 지옥고통 그림자라 

예수수난 생각하면 만분지일 다못되네 

애주애인 열심하니 수십여인 먼저간선 

불쌍하다 낙방거자 저영혼을 어찌하나 

금년명년 우리생전 무심중에 찾으시리 

열심사주 예비하여 엄형고초 달게받소 

예수고상 성교도리 많이많이 생각하소 

죽기까지 매맞아도 오천사백 다못맞네 

전능천주 대부모를 한사하고 공경하소 

이런때는 열심신공 많을수록 힘이나네 

성경도리 못들으면 냉담하기 쉬우리라 

천당길이 아득하니 항상가야 가리로라 

해는서산 넘어가고 우리갈길 얼마되나 

무심타가 큰일나리 자기잠잠 혜아리소 

이육신이 큰원수라 이원수를 어찌하나 

진심으로 주를찾고 성총으로 행선하여 

애주애인 두끝으로 진복팔단 누리나니 

고상앞에 수유뿌리 떠난사이 은혜없네 

오관사견 두루두루 사언행위 주께두고 

아무려면 천상과유 허오하고 평안할가 

마전장사 수고한다 찌든죄를 어찌하나 

오십여인 견고하다 공과덕이 넘쳐나네 

이러시니 스승일세 두루두루 본을받소 

불쌍하다 우리들은 냉담하여 겁만내고 

평생행위 없는고로 마음으로 배주한다 

이리하다 무엇되나 참혹하다 마음이여 

주모은총 조금주면 우리역량 넉넉하리 

성총으로 사주하소 끊어지면 맛이없네 

<중략> 

개과천선 실로하면 주모신성 즐기시리 

동국주보 성모은덕 우리신부 힘을입어 

치명자의 열정이여 아름답게 빛이나네 

보천하에 몇만사람 위주치사 몇이신고 

이런일이 드물진대 귀한일을 감사하소 

바라나니 은혜로다 성교회를 보존하세 

우리마음 쓰는모양 저만위할 뜻이로다 

설운지고 마음이여 어찌하면 위주하나 

죽기까지 이러하면 지옥영고 못면하리 

설운지고 세상이여 백사만사 여몽일세 

설운지고 육신이여 사지삼일 썩어지면 

설운지고 지옥영고 한번가면 한이없네 

주모은혜 무한하다 가지가지 생각이라 

착히살다 착히죽어 주와함께 일생사세 

사주구령 하는법은 세고밖에 또있는가 

보세만민 우리형들 천당으로 가사이다. 

 

 

(해설)

 

천주가사 '옥중제성'은 우리의 신앙 선조들이 죽음의 옥중에서 약해져 가는 자기 자신과 다른 교우들을 이끌어 각성하고자 부른 노래다. 

 

내용은 크게 네 단락으로 이루어졌다. 먼저 첫 단락에서는 순교를 천상 과거로 비유하며, 그 고통은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신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하며, 둘째 단락에서는 천상의 시험을 치르기 위한 선행을 베풀고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을 실천할 것을 권고한다. 셋째 단락에서는 종말론적 영성, 즉 모든 육체적 고통과 괴로움을 신앙으로 극복하고 주께 자신을 오로지 바치고 기도하는 신앙 실천을 통해 천상영복을 얻을 수 있으며, 넷째 단락에서는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인간의 나약성을 극복하고 순교한다는 사실에 대해 깊이 감사해야 한다고 전하고 있다. 

 

이 작품은 경기도 이천에서 태중교우이었던 이문우(일명 경천) 성인이 1839년 창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문우 성인은 다섯 살에 양친을 여의고 서울에 사는 오 바르바라의 양자가 된 후, 혼인을 하여 두 명의 자녀를 두었다. 그러나 가족이 모두 사망하자 독신으로 살면서 교회 일에 전념하였다. 특히 1836년 모방 신부가 서울에 도착하자 복사가 되어 활동하였으며, 1839년 기해박해 때 지금의 서울 혜화동 부근에서 체포돼 여러 차례의 형벌과 문초를 받고 당고개에서 참수형을 받고 순교했다. 

 

[평화신문, 2001년 8월 26일, 현대어역 및 해설 김영수(전주교구 호남교회사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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