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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피사봉사를 하며 만난 소중한 인연

2011.09.19 18:55

노순민 조회 수:1093 추천:2

||0||0마음씨 고와보이는 자매님과 까까머리형제님이 은혜병동에 새 가족이 되었습니다. 지치고 쇠약해진 모습의 형제님은 방광암으로 진단받고, 서울 아산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더 이상 호전이 없다는 진단을 받고 파티마병원에 입원을 했고, 다시은혜병동으로 옮겨 오신분입니다.

낯선 환경에 불편한 얼굴로 어색해하기에 반갑습니다. 잘 오셨습니다. 이제 우리는 가족이 되었습니다. 이곳에 오신 분들은 모두가 가족입니다. 그러니 좋은 일도 나쁜 일도 함께 나누며 이 시간을 잘 이겨내기로 해요. 그럼에도 환우는 여전히 아무런 말없이 무표정하고 불편한 얼굴을 하고 있었습니다. 우선 환우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드리기 위해 발마사지를 해드렸습니다.

그제 서야 환우와 보호자의 얼굴에 편안함이 느껴졌고 고맙다는 얘기를 하며, 그동안의 치료과정과 힘들었던 얘기를 했습니다. 알고 보니 저희 집과 가까운 곳에 사시는 분이었습니다. 앞으로 다가올 일을 알고 있기에, 이후에도 자매님을 돌보기로 마음먹고 전화번호와 집주소등을 알아두었습니다.

그러면서 자주 왕래하며 성당에도 같이 다니자고 했습니다. 그래야 외롭지도 않고 무슨 일이든 잘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 했습니다. 자매님은 웃으며 그러겠다고 했습니다. 형제님은 얼마 지나지 않아 암세포가 뇌로 전의되어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눈으로 주고받는 대화가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부인의 극진한 간호로 너무도 평안히 투병생활을 했습니다.

병원에 있는 동안 자매님께 문자도 보내며 특별한 정을 나누었고, 현제 상황이 나쁘다고 불행하기만 한 것은 아니라며, 그 안에서도 감사할 일들이 많다면서 감사한 일들에 대해 생각해보기를 권유했습니다. 몸이 아프지 않았다면 귀하고 소중한 것들에 대해 생각할 수 없었을 텐데, 몸이 아프므로 인해 지나간 삶을 보며 귀한 것들에 대해 깨닫게 된 것 역시 감사한 일이라고 했습니다.

기쁜 일이 있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해지는 것이라며,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따라 행복도 될 수 있고 불행도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치료가 가능한 경우가 아니라면 은혜병동에 온 것이 오히려 큰 축복이 될 것이라 했습니다. 그러니 감사합니다와 사랑합니다만 하면서 지내자고 했습니다. 사랑이라는 말보다 더 좋은 말은 없는 것 같습니다. 이 세상에 명약이 있다면 그것역시 사랑일 것입니다. 저 역시 사랑합니다. 란 말을 자주하게 됩니다.

가장 좋은 약효를 지녔기 때문입니다. 그 외에도 형제님은 직장에서 장애를 입기도 했고, 췌장수술을 하는 등 힘든 고비가 많았다고 했습니다. 형제님을 대신해서 생계를 책임져야했던 자매님은 숫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얼굴한 번 찌푸리지 않고, 지극정성으로 형제님을 간호했습니다. 그 모습이 너무나 감동적이었고 우리 눈에 아름답게 비춰졌습니다. 그래서인지 형제님은 먼 길을 쉬이 떠나지 못하고 몇 차례나 임종 실을 드나들었고, 마침내 하느님 품으로 가셨습니다. 돌아가신 후에도 장지까지 동행하면서 자매님을 위로했습니다.

그리고 가끔 안부전화도드리고 집으로 방문하여 그간에 힘들었던 얘기도 나누었습니다. 병원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긴장이 풀린 탓인지 이곳저곳이 아프다고 합니다. 하루 종일 자매를 위해 마음과 시간을 하례하면서, 사랑과 힘을 북돋아 주었으며, 식사도 함께하고 미사에도 참례하게 했습니다. 그동안 신앙생활을 하면서 써온 글들을 전해주며 살아온 얘기도 들려주었습니다.

하루빨리 남편 잃은 슬픔을 딛고 일어서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렇게 했습니다. 집으로 초대해서 친교를 나누며 교리 반에 나올 것을 권유했습니다. 사람들의 위로가 있다한들 하느님이 주시는 위로에는 못 미치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종교를 바꾸는 게 쉽지 않다고 했지만 9월20일 저녁8시 예비자환영식에 참석하기로 했습니다. 이제는 언제 또 성당에 오느냐고 묻기도 하며 관심을 보이기도 합니다. 부디 하느님 안에서 힘을 얻어 앞으로의 삶이 풍요롭고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형제님도 바오로라는 세례명으로 대세를 받고 하느님 품으로 가셨습니다.  바오로형제님의 영원한 안식을 빕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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