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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배 마르티노 ....

▣ 가을 국화잎으로 저녁 식사를 하는...  
이중배(마르티노)는 경기도 여주에 있는 소론(少論)의 양반 집안 출신으로, 힘과 용기가 남보다 뛰어나고 호쾌한 기개가 있었으나 난폭하고 성을 잘 냈으며, 분에 넘치는 야심도 지니고 있었다. 또 그에게는 기이한 버릇도 있었으니, 사람들은 이중배(마르티노)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마다 ‘이중배(마르티노)는 여행할 때 밤에만 걷고 낮에는 쉬는 사람’이라고 꼬집기도 하였다.  

이러한 그의 그릇된 성격과 기벽(奇癖)을 고쳐 준 것은 다름 아닌 신앙의 가르침이었다. 천주교에 입교한 이후 그의 성품은 누구나 우러러볼 정도로 완전히 변했기 때문이다.

이중배(마르티노)가 처음 천주교 신앙에 대해 알게 된 것은 1797년이었다. 이때 그는 사촌인 원경도(요한)와 함께 평소에 가깝게 지내던 여주 고을의 김건순(요사팟)으로부터 천주교 교리에 대해 듣게 되었는데, 은총의 힘이 그의 마음을 움직여 주저하지 않고 신앙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이중배(마르티노)가 동료 이희영(루가)을 만난 것도 김건순(요사팟)의 집에서 였다.

이중배(마르티노)의 동료 이희영(루가)은 뛰어난 그림에 솜씨가 있었으며, 천주교에 입교한 뒤에는 성화(聖畵)를 그려 교우들에게 널리 전하기도 하였다. 그때 이희영(루가)은 ‘추찬’(秋餐)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었는데, 이는 유명한 실학자 이덕무가 지어주었다. “가을 국화의 떨어진 꽃잎을 저녁으로 먹는다”[夕餐秋菊之落英]는 옛 시에서 따온 이름이다. 꽃잎으로 식사를 할 정도로 성품이 소박하고 정결했다는 것을 설명해 주는 것이리라.

입교하자마자 이중배(마르티노)의 신앙심은 용덕과 열정이 넘쳐흘렀다. 그가 지니고 있던 용맹한 성격은 이를 뒷받침해 주었으며, 평소의 못된 성품은 눈 녹듯이 사라져 버렸다. 이제 그는 아무 것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이 교리를 전한 부친과 아내와 함께 보란 듯이 신앙인의 본분을 실천해 나갔고,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제사를 지내지 않았다.

1800년의 사순 시기에 이중배(마르티노)는 사촌 원경도(요한)와 또 다른 교우 정종호와 함께 부활 대축일을 지내기로 언약하였다. 그리고 그 날 남한강변에서 여러 교우들과 함께 모여  즐겁게 예수 부활 대축일을 지내다가 옥에 갇히는 몸이 되고 말았던 것이다.

이중배(마르티노)가 박해의 칼날을 신앙의 힘으로 이겨낸 데 반해 신앙의 스승 김건순(요사팟)은 박해자들에게 굴복하고 말았으니… 그러나 이중배(마르티노)가 보여준 용덕은 스승과 선배의 안타까운 굴복을 기워 갚기에 충분하였다. 그는 어떠한 유혹에도 결코 약해진 적이 없었다.

여주 관아로 끌려가자마자 이중배(마르티노)와 동료들은 배교를 강요당하고 형벌을 받아야만 하였다. 관장은 노기충천하며 연신 “저놈들의 주리를 틀고 주장(朱杖)질을 하라”고 명하였다.  

※ ‘주리’란 무엇인가? 또 ‘주장질’은 무엇인가?
주리 형벌에는 가위 주리와 팔 주리(황새 주리) 등이 있다. ‘가위 주리’란 두 무릎과 발목을 동시에 묶은 다음 두 개의 나무막대를 정강이 사이에 끼워 엇갈리게 틀면서 정강이를 활처럼 휘게 하는 형벌이다. 그리고 ‘팔 주리’는 무릎을 꿇게 하고 두 팔을 어깨가 맞닿도록 뒤로 묶은 다음 나무를 팔 속으로 엇갈리게 집어넣고 팔이 활처럼 휘게 하는 방법으로 행해진다.

‘주장질’을 할 때는 먼저 팔과 머리털을 뒤에서 엇갈리게 묶어 꼼짝하지 못하게 하고 사금파리 위에 무릎을 꿇게 한다. 그런 다음 양쪽에서 힘센 형리들이 주장(붉은 몽둥이)으로 무릎이나 허벅지를 짓눌렀으니, 이 형벌을 받으면 대개 다리뼈가 부러지거나 살점이 헤어져 걷지 못하게 된다.

▣ 아버지! 사랑합니다만...
형벌을 받을 때마다 교우들은 이중배(마르티노)의 굳센 용기와 격려로 힘을 얻어 굳건한 마음을 갖게 되었다. 관장의 형벌은 이중배(마르티노), 그 안에서 아무런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였고 그의 옥중 생활은 6개월이나 계속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사촌인 원경도(요한)의 늙은 여종이 옥으로 찾아와 원경도(요한)의 마음을 돌려보려고 갖은 말을 다하였다. 이를 본 이중배(마르티노)는 즉시 그 여종에게 다가가 무서운 눈으로 노려보았고, 이에 겁을 먹은 여종은 스스로 물러 갔다고 한다. 그리고 이중배(마르티노) 자신도 가족의 유혹을 받아야만 하였다. 늙으신 그의 부친이 옥으로 찾아와 “너는 백발이 성성한 아비를 두고 먼저 죽으려 하느냐”고 눈물로 호소하였기 때문이다. 이때 그는 오히려 다음과 같은 말로 부친을 설득하였다.

“아버님, 저는 효의 근본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버님도 저와 같은 신자이시니, 부자의 정을 넘어 더 높은 곳에서 이 사실을 바라보셔야 합니다. 인정에 끌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를 배반한다면, 장차 그분에게 어떠한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이중배(마르티노)는 본래 의술을 조금 알고 있었다. 그런데 옥중에서 보여준 그의 의술은 평소 같아서는 도저히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기적과 같은 효험을 나타냈다고 한다. 주님께서 그의 용덕을 보시고 환자를 치료하는 은혜를 상으로 주신 것 같았다.

실제로 그는 환자를 돌볼 때마다 먼저 주님께 도우심을 청하고 침을 놓거나 약을 처방해 주곤 하였으니, 이러한 기도가 효험을 더해 주었음에 틀림없다. 이때의  목격자들은 한결같이 “병을 치료하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로 옥문이 장터 같을 정도였고, 모든 이들이 그 효험에 놀라워했다”고 전하였다. 그러자 옥리들은 그에게 의서(醫書)를 보여줄 것을 청하곤 하였다.

“당신의 치료가 효험이 있는 것을 보니, 분명 당신에게는 대단한 의서가 있을 것이오.”

“내게는 의서가 없소. 나는 다만 천주님을 공경할 뿐이오. 당신도 의술을 배우려거든 먼저 주님을 믿으시오.”

“책이 없다면 어찌 배울 수 있단 말이오?”

“내 마음 안에 없어지지 않는 책이 있으니, 어찌 주님을 받들도록 가르치는 데 족하지 않을 리가 있겠소.”

1800년 10월에 이중배(마르티노)는 동료들과 함께 경기 감영으로 이송되어 다시 형벌을 받아야만 하였다. 그리고 다음해 신유박해가 공식적으로 시작되자, 경기 감사는 옥에 갇혀 있는 교우들을 다시 끌어내 형벌을 가하면서 배교를 강요하였다. 그러나 그는 이에 굴하지 않았으며, 동료들과 함께 온갖 유혹을 뿌리치고 서로 용기를 북돋워 나갔다.

감사는 마침내 그들을 어찌할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 그런 다음 최후 진술을 받아서 조정에 보고하였고, 조정에서는 “그들의 고향으로 돌려보내 처형함으로써 그곳 백성들이 경각심을 갖도록 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이중배(마르티노)는 사촌 원경도(요한)를 비롯하여 함께 판결을 받은 동료들과 여주로 압송된 후 참수형으로 순교하였으니, 그때가 1801년 4월 25일(음력 3월 13일)로, 그의 나이는 50세 가량이었다.

이중배(마르티노)의 목을 벤 사람은 그 후 “피투성이가 된 희생자들의 망령이 쫓아온다.”고 하면서 강으로 달려가 빠져죽었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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